지리산(智異山)

지리산(왕시루봉)

해송 이근철 2010. 8. 24. 10:10

왕시루봉..

 

산행일시;2010년 08월 22일

산 행 자; 나 홀로

산행코스:성삼재-노고단-돼지령-왕시루봉-안한수내

산행시간:9시간10분(09:00~18:10)

 

 

 

 노고단 모습..산오이풀과 우측 끝이 왕시루봉..

 

 

 

피곤한데 하루 쉬지 오늘도 산에 갈 거요? 응, 지리산에 좀 갔다 올 께 지리산 어디를 갈려고? 응 나도 몰라 구례에다 차를 두고 버스타고 노고단에 올라 상황보고 내림 길 정하지 뭐.. 잠시 후 식탁에 아침밥을 차려주며 먹고 가란다. 과일과 후식까지..같이 갈까 하니까..집에서 할 일이 있다고 혼자 다녀오라고 한다. 냉동실에서 물과 비장의무기 꺼내 배낭 속에 챙겨 넣고 유유히 현관문을 나선다. 사실 전날 동문회 야유회와 저녁 늦게 광주 조문을 다녀오니 피곤하고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고단한 육체와 마음이 산정으로만 향하면 언제 그런 일 들이 있었는지 ㅎㅎ 천은사 문턱을 지나며 1600원을 아무소리 없이 적선하며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 늦은 09시에 성삼재에 도착한다.

 

 

 

 

 

 왕시루봉아래 조망 처에서 당겨본..섬진강..

 

 


맑은 하늘 때문에 성삼재에서 고리봉과 구례산동을 한참 주시하고 노고단을 향한다. 그리고 무냉기에 올라 구례벌판과 섬진강을 삼키고 있는 운해를 바라다본다. 이 시간에 노고단에 올라 운해를 바라본다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ㅎㅎ.그러나 발걸음을 잡는 것이 따로 있다. 무냉기골 무명 폭이다.그림은 그려지는데 원하는 구도 사진이 잘 안 된다. 특히 산오이풀과 이질풀이.ㅎ. 언제나 곁눈질만 하고 그냥 지나는 노고단대피소에 오르니 지인 아는 분들이 보인다. 인사를 나누며 잠시 쉬어간다. 오를 때마다 힘들어하는 무릎을 달래며 돌계단을 지나 한걸음에 노고단으로 향한다. 대자연 앞에서는 한낮 미물들이 덥다고 아우성을 치지만 노고단에는 계절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듯. 노고단하면 떠오르는 원추리는 어쩌다 한 개체씩 품위 유지만 하고 있고 여름 꽃들은 다지고 씨방을 준비 중이다.산정에는 산오이풀은 한창 폼 내고 있고 꽃말처럼 고결하고 화려한 물매화는 준비 중이다. 습한 날씨 탓에 흐릿한 섬진강이지만 한창을 바라보고 서성이다가 나도 모르게 섬진강을 향하여 노고단에서 11시15분 내려선다. 


 

 

 

무넹기 소로에 이질풀..

 

 


 

돼지령에서 곰돌이가 일러준 길을 따르니 산죽이 날 성가시게 한다.

10분여 산죽 길을 빠져 나오면..너덜길이고 그 길만 벗어나면 특별히 어려움 없이 안부 3거리에 도착되는데 아마도 질매재 인 듯, 사람들의 왕래가 없다보니 피아골대피소 쪽 흔적은 보이나 묵어진 길이라 조심해야 할 듯.. 왕 시루봉 향하는 길은 마루금 이라도 워낙 숲이 우거져 바람소리 듣기가 쉽지만 않다.숲속이라도 지열이 푹푹.. 더위란 녀석이 자꾸만 바지자락을 잡고 늘어진다. 쉬어가라고 그렇다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면 나도 모르게 배낭을 벗는다. 잠시 암봉이 이어지는 문바위 등 우회 길을 지나며 문바위 봉을 주시한다. 문바위봉을 지나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싸리나무와 진달래가 우거진 경사면을 지난다. 그리고 쉽지만 않은 길을 헤치고 나오니 물이 보인 다 자세히 보니 샘이다.

 

아마 이곳이 싸리샘 일까?..

물맛 아주 좋다 물을 수통에 담아 시원하게 흘린 땀을 정리하고 싸리목에서 빼앗긴 시간을 보충 하려고 우거진 잡목사이로 올라서며 또 한 번 씨름하는데 느진목재까지 30여분이 소요된다. 느진목재에서 왕시루봉까지 40여분 계속 오름길이 이어지는 데 특별한 조망도 없이 다리품만 팔고 있다. 왕시루봉 못 미쳐 안부삼거리가 나오는데.. 한눈에 봐도 우측은 토지면 구산리나 파도리로 내려서는 길이고좌측은 왕시루봉을 지나 봉애산으로 향하는 길이다. 아무표시도 흔적도 없는 왕시루봉을 지나 하동까지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처 바위에 올라서니 좌측은 피아골이 보이고 우측은 내려서야 할 안한수내 마을이 보인다. 멀리 왕의강 섬진강이 굽이쳐 흐른다. 흐린 날씨 탓에 맑게 흐르는 섬진강을 볼 수 없어도 주변경관에 취해 잠시 머물러 흔적을 남겨본다. 시간이 늦었는지 햇살이 저만큼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림을 보고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카메라를 배낭에 집어넣고 가파른 내림 길을 내려선다. 위험스러운 암 봉은 우회 길을 따르는데..휴식년제기간이라 일반인 탐방이 뜸하다 보니 길 상태가 조금은 불량하다.  

 

20분 정도 내려오니 이곳에도 통천문이 있다. 빨간 리본도 있고 해서 겨우 한사람 빠져 나갈 정도의 공간을 따라 통천문을 나오는데..막다른길이다. 주위는 온통 낭떠러지기 바위절벽이고 그사이를 쓰러진 고목이 누워있어 혹시 그 길로 갈수 있나하고 바라보는 순간 잡고 있던 나무가 부러지며 협곡 같은 절벽으로 떨어진다. 아!그 짧은 시간에도 만감이 교차하며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직 염라대왕이 출석부를 때가 아니였을까..아니면 지리산 신령님의 도움이었을까 떨어진 순간 발로 바위를 차며 건너편 바위를 겨우 잡고 버티며  슬로핑 그립을 변형해가며 조심스럽게 확보 바위를 올라서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다. 다행스럽게도 배낭과 몸이 하나 되어 움직여서 큰 화를 면했던 것 같다.특별한 부상도 없이 다시 통천문을 빠져나와 자세히 보니 우회로가 있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금방 내려설 것만 같은 봉애산이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힘들어하는데 빨간 리본이 보인다. 처음부터 보고 왔던 그 리본이..안한수내 마을위로 내려서는 탈출로 인 듯 생각하고 겨룰시간도 없이 봉애산을 생략하고 내려서는데 길이 없고 마른계곡으로 치고 20여분 내려서니 마른계곡에서 물이 흐르고 잠시 후 마을 밤나무단지를 빠져나오니 작고 조용한 안한수내 마을이다. 안한수내 마을 앞을 흐르는 계곡수 이곳에서 땀을 씻고 택시를 콜하여 구례터미널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