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山河

눈꽃..태백산의 아침..2011.03.02

해송 이근철 2011. 3. 3. 14:47

 

눈꽃.. 태백산의 아침.. 

언   제: 2011년 3월 2일 누구랑; 나 홀로 어디로: 태백산 장군봉.. 

 

 

 

 

 

보고싶어 달려왔습니다. 역시 예상은 하였지만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태백산의 새벽아침은 강원도 폭설 어쩌고 해서 지난주 태백산을 찾았지만, 생각했던 눈은 찾아볼 수가 없어 내년을 기다려야 하나 절취고심을 하였는데 예정에도 없던 눈이 또 내렸다고 하여 마음만 바빠진다. 일기예보상 아침 햇살이 보이질 않는다. 쉬는 삼일절이면 좋으련만 마음뿐이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태백산을 향하고 있어 유일사 매표소에 전화를 하니 눈꽃이 정말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있을지는 모른다고 한다. 그래가자 지금 당장아니면 자꾸만 머리속에 눈 덮인 태백산이 아른거리며 후회할 것 같으니까 겨울장비와 간식거리 챙겨 집을 나선다.영주I.C를 나와 봉화 청량산으로 나눠지는 곳까지 내달려도 눈은 흔적도 보이질 않는다. 얼마나 더 갔을까? 31번 국도와 36번이 나눠지는 소천면 현동리 삼거리에서 태백산 가는 길로 좌회전을 하니 청옥산에 하얀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음은 벌써 태백산을 향하며 들뜨지만 조심스럽게 꼬부랑 길을 넘고 내려서 이것저것 생각할 겨룰 없이 곧바로 당골입구에서 저녁하고 백단사 매표소 앞 모텔에서 하룻밤을 유숙한다.  아무도 없다. 오르지 나 홀로 처음 걸어본 백단사 코스를 3시30분 머리에 불 밝히고 매표소를 지난다. 처음부터 된비알길이라 힘은 들지만 눈폭을 맞아 힘들어 처진 나뭇가지를 어루만지며 태백과 인사를 한다. 반재를 지나며 이정표를 보니 2.2km를 더 가야 한다. 하지만 왔던 1.8km보다 훨씬 수월하다. 오름 길도 유순하고 얼마 후 훤하게 불 밝힌 망경사가 들어온다.망경사에서 설화에 빠져 잠시 호흡을 가다 듬는다. 눈꽃, 산호초 바람에 흩날리는 눈발 황홀하다.

 

 

 

 

 

 

 

 

 

 

 

 

 

 

 

 

 

 

 

하지만 이내 발걸음은 천제단을 향해 오르는데 흔적도 없었던 발자국이 머리불에 보인다. 아니!!. 벌써 이 새벽에 누가 올랐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짙은 운해 속으로 묻혀버린 천제단을 지나 장군봉에 서니 벌써 주목나무군락지사이로 불빛이 춤을 춘다. 20여 명이 1시간 전부터 올라왔다고 삼각대가 일렬횡대로 서 있다. 임의적으로 설정한 포토라인 금줄을 쳐놓고.ㅎㅎ나도 한쪽에 자리를 하고 삼각대를 설치한다. 일출을 보려면 1시간 30분 정도 더 있어야 하는데 이놈에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 거기에 웬 바람을 그렇게 불어대는지 청명한 하늘색은 보이질 않고 가끔씩 보이다가 사라진 별들 이제, 추위를 견디며  해뜨기만 기다린다.

 

 

 

 

 

 

 

 

 

 

 

일출과 운해,

눈 덮인 주목,않는다. 다들 시선은 동쪽하늘을 향하는데 7시가 조금 지나니.. 붉은 노을과 함께 순간 맛만 보여주던 해님을 다시 잠수 중이다.사진의 미학은 기다림이라고 했던가요? ㅎ카메라에 릴리지를 설치하려는데 손가락이 얼어서 말을 듣지 않는다.ㅎㅎ. 포기그리고 1시간 이상을 또 한자리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내생에 태백산에서 주목과 어우러진 최고 눈꽃과 상고대를 만끽한다.

 

 

 

 

 

 

에스키모 동굴로 변한 천재단..

 

 

 

 

그리고 자리를 떠 새벽에 오르면서 짙은 운해 속을 미로 찾기 했던 천재단으로 향해본다. 언제 또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평범한 산꾼 앵글은 또 바빠진다. 백두대간 길로 시작 대간 길로만 올랐던 태백산 지난번에 문수봉을 거쳐 당골로 걸어보았으니 오늘은 백단사로 올라 유일사매표소로 코스를 정한다. 그렇게 주능선을 1시간여 유유자작 이리보고 또 보고. 마음속으로 충분히 취했다 생각하고. 홀로 서 있는 주목들 바라보며 또 뒤날을 기약하고 웃음 지으며유일사 삼거리를 거쳐 매표소로  내려서니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다. 

 

 

 

 

 

 

운해 속으로 빠져버린 소백산..

 

 

 

 

 

 

 

 

 

 

 

 

이젠 내려가라고 눈발이 날립니다.ㅎ

 

 

 

 

 

 

 

 

 

 

이렇게 태백산의 1박 2일 일정을 끝이 난다. 동경해왔던 태백산 설경 보고 싶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왕복 8시간을 넘게 운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조금 부족한듯한 일출을 바라보며 작은 깨달음을 배웠고 소중한 뭔가를 얻어가는 난, 정말 산복도 많은 행복한 산거지 인가 보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