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마루금

호남정맥22차:내 고장 순천 고을 길..

해송 이근철 2011. 10. 31. 14:21

 

 

호남정맥 22차:내 고장  순천 고을 길..

산행 일시:2008년 03월 30일  산 행 자:호남정맥 종주팀 일원으로..

산행거리;16.7km 소요시간:5시간 40분(본인 기준: 즐기는 산행)

 

존 재산을 오르며 바라본 조계산 (우측..)

 

 

산행코스:08:35/ 빈계재 09:13/ 백이산(586.4m) 09:40/석산: 골재 채석장09:55/석 거리재 11:19/485.5봉 11:28/ 주릿재. 111:35~11:55/중식 12:07/주릿재. 2 13:20~36/존재산(703.8m) 13:55/모암재(천치재) 14:15/모암마을  

 

일기예보가 반나절은 빨리 간 것 같다. 오후 늦게부터 갠다는 날씨는 버스에 오르니 약한 가랑비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버스에 빈자리가 너무 많이 보여 안타깝다. 오늘부터는 순천 고을을 지난다는 생각에 뒷동산 오르는 기분이다. 2번 국도에서 낙안읍성 방향으로 향하는 58번 지방도로로 바꿔 타고 이내 낙안읍성 주차장에 도착 잠시 coffee time을 갖는데 약한 가랑비가 그친다. 오늘 산행은 지난 구간 내려섰던 모암재에서 시작되어야 하지만.. 하산 지점 빈계재 도로가 협소하고 선 후미 시간차가 있어서 좁은 길에 버스를 오래 세워둘 수가 없어서 역코스로 시작한다.  빈계재에서 약간의 된비알 길이 시작된다.

 

조금 전까지 내렸던 비 때문에 등로는 촉촉이 젖어있고 낙엽을 비집고 오르는 얼레지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시야는 5m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심하다. 낙안읍성을 바라보며 산행하는 묘미도 있을법한데 아쉽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은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다. 백이산에 도착해서도 지척을 분간할 수가 없다. 외롭게 정상을 지키고 있는 정상석과 삼각점(순천-23 1991 재설)이 보일뿐 이제는 들머리인 빈계재보다 고도가 낮은 석 거리 재까지 내려서야 한다. 날씨가 좋아지려나 가끔씩 안개 사이로 사물이 보일 듯 말 듯 백이산을 내려서는데 산불 흔적이 보여 안타까워하는데 갑자기 굉음과 함께 기계 소음이 들린다.

 

석 거리재 근처 석산에서 골재채취를 하는 소리다. 산허리가 잘려 나간 듯 그 길을 따라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 쳐다보다 잠시 마루금을 이탈하고 다시 석 거리재까지 도로를 따라 오른다. 석 거리 재는 주유소를 겸한 휴게실이 있다. 주유소를 뒤로하고 벌목해놓은 길을 따라 오르는데 진달래가 빗물을 가득 머금고 빵긋 웃고 있다. 호젓한 송림 길도 걸어보고.. 과수원 길인 듯 한 곳을 뒤로하고 임도길 삼거리가 나오는데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굽어지고 잠시 걷다 보면 광일 목장을알리는 출입금지 표지판을 바라보고 좌측 억새 길을 지나면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는 485.5봉이다. 날씨가 맑아지는 탓에 조망을 즐기며 잠시 쉬어간다.

   

 작은 주릿재인가? 새로 개설 한 도로를 횡단하고 앞서가던 일행과 어느 처사님 묘 앞에서 때 이른 점심을 하고 일어선다. 10여분 후 주릿재를 내려서니 우측으로는 작은 쉼터가 있고 정맥 길은 좌측 한국통신 존 재산 중계소 이정표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오른다. 임도 입구에서부터 군부대 냄새가 난다.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존재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상주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다 철수하고 없다. 그런 길을 잠시 오르다... 임도를 버리고 우측 산길로 접어들고 15분여 오르면 다시 임도이다.. 한국통신 존 재산 중계소 안테나가 저 멀리 보이고 50분 정도 구불구불한 임도를 따라 오르니 아무도 없는 존재산 군부대 정문이다. 활짝 열어진 정문을 들어서자 곳곳에 흉물스러운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왕 군부대에서 철수하였으면 지역주민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로 깨끗하게 복원을 해주었으면 어쩔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망 처로서는 그만이다.

 

운무 속 숨어있는 조계산이 보이고 뒤돌아보면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조성 들녘이 한눈에 펼쳐지고 바다 건너 고흥까지 지난 구간의 초암산 분기봉과 뒤로 주월산과 방장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대원들이 생활하였던 내무반 건물 뒤를 돌아 오르면 넓은 헬기장이 나오는데 헬기장 근처에는 아직도 가시 철망이 설치되어있고 위병들이 다니던 쪽문 근처에 개구멍을 만들어 등산인들이 드나들고 있다. 지척에 모암 재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금방이면 내려설 것 같은 길에 웬 훼방꾼들이 이렇게 많은지 공간이 없을 정도 빽빽한 철쭉군락 사이를 머리를 숙이고 20여분 내려오니 지난 구간 날머리였던 모암재(천치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