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智異山)

“만산홍엽“지리산 중봉.. 2012.09.28~29

해송 이근철 2012. 10. 5. 11:58

 

“만산홍엽“지리산 중봉..

산행일시; 2012년 9월 28~29

산  행 자; 나 홀로 산행코스: 중산리-장터목대피소(泊)-천왕봉-중봉-천왕봉-중산리  

 

 

 

 

  중봉을 내려서다 바라본 천왕봉과 제석봉사면..

 

 

 

 

 중봉을 내려서다 바라본 천왕봉..

 

 

 가을단풍.. 어디가 빠르다고 해도 지리산 동부능선이 제일 빠른 것 같다. 그중에서도 중봉을 중심으로 깊어지는 만산홍엽 어찌 말로 표현하리요?.. 특히 천왕봉 북사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추색(秋色)은 천하결정이다. 천왕굴을 돌아 마야계곡까지.. 중봉에서 아침햇살을 받아 칼라 풀한 천왕봉 주변 소경을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를 것 같다. 그 모습이 눈에 선하여..추석연휴 전날 오전에 업무 마치고 거림으로 향한다.

 

어찌 되었던 하룻밤 먹 거리를 챙겨 넣어 무거워진 배낭 장터목대피소 벗어두고 제석봉에서 올라 반야 궁뎅이로 지는 해 좀 바라보면 하루일과는 끝이 날것 이고.. 뒷날..천왕을 지나 중봉에서 일출시간에 맞춰 천왕봉을 바라보고 다시 백 연하선경을 거쳐 남부능선으로 내려서는 즐거움을 생각하며.. 거림 버스터미널에 도착 13시40분 버스를 타고 중산리로 향한다.

 

 

 

 

 중봉도착 1시간 만에 단 몇 초 동안 보여준 하늘...

 

 

 

 

 그리고..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ㅋ

 

 

 

 

 

 

 

 

명절대목이라서 일까?..한가한 중산리터미널..버스에서 내려 무거운 배낭을 둘러맨다. 탐방안내소 지나 천왕을 보고 안부 인사..칼바위를 지나 삼거리에서 좌회전 유암폭포방향으로 오른다. 태풍 지나고 처음 보는 모습이지만.. 정성스럽게 쌓아놓았던 돌탑들이 아픈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유암폭포를 지나고 우측 통신골 눈길 한 번 주고 1km 돌계단 오름길 오르는데.. 무거운 배낭이 어깨를 짓눌러 두고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3시간 소비하고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지만 일몰은 오늘도 꽝이다. 출발 때 좋던 날씨는 안개에 휩싸여있다. 제석봉에서 반야 궁뎅이 염탐은 물 건너간 듯.. 잔뜩 부풀었던 풍선..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며 허탈해진다. 곧바로 취사장으로 이동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잠자리를 배정받아 숙소에서 젖은 옷 갈아입고 쉬다가.. 그래도 솟아지는 별을 볼 수있을까하는 마음에 밖을 나와 보지만.. 별은 고시하고 찬바람만 매몰차게 불어댄다. 추위를 느낄 정도 차가운 밤바람이다. 얼른 꼬리 내리고 다시자리로 이동하여 죄 없는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다 잠을 청한다.**

 

 

 

 

 

 

 

 

 

 

 

 

 

 

 

 

 

 

 

 

 

 

 

일출 예정시간에 맞춰 조용히 일어난다. 곤이 자는 이들 깰까봐... 도둑고양이처럼 조심스럽게 고생보따리 둘러메고 머리에 불 밝히니 새벽4시30분 나 홀로 산행길이다.  지난밤부터 몰아치는 강한 바람은 잠잠해질 기미도 보이질 않고 짙은 먹구름이 하늘을 덥고 있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태세다. 자연도 우리네 인생사처럼.. 굳은 날이 있으면 좋은날도 있듯이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천왕봉을 지나 중봉으로 향하지만.. 거세지는 강한바람에 가끔씩 비까지 뿌려댄다. 돌아서 갈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진퇴양난이지만.. 그렇게 머릿속에서 요동을 치고 갈등하는 사이 어느 틈에 중봉에 도착한다. 해오름까지는 30여분의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겨울옷으로 바꿔 입고 일단 전투태세로 기다린다.ㅎ. 중봉에 도착..1시간.. 2시간..그리고 3시간..미련을 버리고 중봉에서 천왕봉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노 진사님 기다리지 가려고요 한다. 다음을 기약하고 가렵니다. 하니까 올해 단풍이 참 고운데 하신다.  웃음으로 답하고 내려서는데..왠지 억울한 생각이 들어 어느 조망 처에서 30여분 기다리니.. 거짓말같이 미동도 하지 않던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ㅎㅎ. 며칠 굶주려 먹이 감을 찾은 하이에나처럼 천왕봉을 지척에 두고 1시간째 소경에 빠져든다.

 

 

 

 

 이곳에서..30여분 기다리니.. ㅎㅎ

 

 

 

 

 

 

 

 

 

 

 

 

 

 

 

 

 

 

 

 

 

 

 

 

 

 

 

 

 

 

 

 

 

 

 

 

 

어쩌면  이리도 색감이 고울까?.. 어느 예술작품을 보는 듯.. 산객의 마음을 훔쳐간다.

천왕봉 사면을 따라 연하봉 사면까지 참 곱기도 하다.. 늦게 열어준 날씨 탓과  단이와 풍이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아름다운 그림에 취하다보니..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게 천왕봉에 도착된다.

 

 

 

 

 

 

 

 

 

 

 

 

 

 

 

 

 

 

  마야계곡으로 흘러내린다.

 

 

  천왕바위에 걸쳐 앉아 멀리 노고단부터 지리 주능선을 바라보니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사랑하는 우리가족.. 내가 좋아서 하는 일들.. 후회 없이 살고 있는가?.. 감성적 일 때는 지난 것 같은데..괜히 센치멘탈(sentimental) 해진다..ㅎ. 아쉽지만..날이 날인만큼 연하선경 길은 다음으로 미루고 곧바로 중산리로 내려선다.

 

 

 

 

 

 

 

 

 

 

 

 

 

 

 천왕을 오르다 뒤돌아본 중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