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智異山)

지척에 두고 포기한 지리산 만복대 2012.12.09

해송 이근철 2012. 12. 10. 17:42

지척에 두고 포기한 지리산 만복대

 

산행일시: 2012년 12월9일

산 행 자; 나 홀로

산행코스; 상위마을-묘봉치-만복대(0.3km지점)원점회귀

산행소요거리: 약11km 산행소요시간:7시간(러셀로 2시간정도지체)

 

 

 

 구름층속에 숨어있는 만복대..

 

 

 

 

만복대 오름 길..바람 따라 날리는 눈발..

 


 

혼자서 하는 러셀 이렇게 힘들 줄이야..

2주 산행을 할 수 없어 쉬었으니 오늘 올 겨울 들어 제일 춥다고 하지만 전날 내린 눈의 유혹으로 어디든 가봐야 할 것 같다. 지리산 천왕봉은 중봉이 아른거려 포기하고 나니 올 초 섣달 그믐날 지났던 만복대가 생각나 산동면 상위마을로 향하지만 지리산 관광특구단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산동면 도로는 제설 작업이 하나도 안 되어 있다. 산수유로 유명한 반곡마을을 지나 상위마을로 조심스럽게 오르는데 차량이 미끄러진다.ㅎ.더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아 차량을 도로상 논 진입로에다 세워두고 상위마을로 향한다. 상위마을 오름길에 도로에서 마주친 마을 분들이 걱정이 되는지 어디까지가야고 한다. 만복대 라고 하니 눈이 많이 내려 위험하니 오늘 같은 날은 쉬지 그래요 하신다. 어쩝니까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고..ㅎ.

 

 

 

 

 

그냥 지나치기는 아쉽고..ㅋ..

 

 

배낭속에 카메라꺼내기가 싫어서 사진3장을 스마트폰으로 담아본다.

 

 

 

 

없었던 구조물이 보인다. 

 

 

 

상위마을에서 1.5km까지는 특별히 어려움 없이 발자국 흔적을 따라 오르지만 묘봉치까지 남아 있는1.5km, 가끔씩 길 흔적이 없어져 무릎깊이까지 빠진 눈길을 헤쳐 가며  오르다보니 발걸음이 무뎌지고 자꾸만 고개가 하늘만 바라본다. 얼마나 왔을까 하고 그렇다보니 1시간 30분정도면 오르는 길을 2시간 이상을 소비하고 묘봉치에 도착한다. 묘봉치..사람이 지난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고 그 흔한 동물발자국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묘봉치에서 바라본 구례산동면..

 

 

 

 

 묘봉치에서 성삼재로 향하는 대간 길..

 

 

 

 

 묘봉치에서 운해속 만복대..

 

 

 

 

 

 

 반야봉도 짙은 구름층속으로 잠수중이다.

 

 

 

 

 

 

 

 

 

 

 노고단에서 천왕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이곳부터는 아이젠과 스펫치를 착용하고 구름 속에 숨어있는 만복대를 향해 진행하지만 바람을 따라 쌓이는 눈 때문에 주능선 등로는 거의 보이질 않는다. 많이 쌓인 곳은 스틱 손잡이까지 빠진다. 그런 길을 2km 남짓 진행 만복대 오름 직전 전위봉 바위아래서 힘들고 지쳐 바람을 피해 잠시 한숨을 돌리며 쉬어본다.

 

 

 

 

 

 

 

 

 

 

 

 바람과 눈이 만들어 놓은 작품.. 

 

 

 

 

 

 

 

 

순백..처녀의 길을 걷자니 흔적이 아까울 따름이다.ㅎㅎ

 

 

 

 

 

 

 

 

빛과 구름..그리고 바람과 전쟁을 한다.결국은 항복하고 돌아서지만..

 

 

 

 

 

 

 

 

 

 

아!!..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일까요?.

만복대가 구름층 속으로 빠져들어 30여분을 기다려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만감이 교차한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20분 거리 만복대를 다녀와 아니 3시가 넘었는데 내려갈까? 그러면서도 만복대를 향해 걸음을 옮기는데 눈이 허벅지까지 빠진다. 진퇴양난이다. 짧은 시간 또 한 번의 망설임을 하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 다음에 또 찾자하고 오던 길을 뒤돌아 원점회귀 한다. 대자연 앞에 한갓 미물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연에 순응한 용기 일뿐이었다.

 

 

 

 

 

 

만복대를 지척에 두고 이곳에서 진행을 멈추고 뒤돌아온다..

 

 

 

 

 

 

 

 

 

 

상위마을로 내려서다..산수유와 해넘이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