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智異山)

그대 있음에..(천왕봉~통신골)2015.05.31

해송 이근철 2015. 6. 2. 10:26

그대 있음에..(천왕봉~통신골)

산행일시; 2015년 5월31일

산행코스; 순두류-로타리대피소-천왕봉-통천문-통신골-유암폭포-중산리

산행소요거리: 약11km 산행소요시간: 약 6시간

 

 

 

 

 

눈부시게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불던 바람도 멈춰진다. 연핑크빛 아름다움이 혹시나 산화할까봐. 천왕남릉 신록과 함께 5월의 무도회에 초대된 연인같다...잠시 천왕봉이 들려주는 소리에 지긋이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본다.

 

 

 

 

 

통신골 위용....

 

09;30/중산리 탐방안내소

09:40/순두류

10;40~50/로타리 대피소

12;00~10/천왕봉

12;30~13:50/통신골

14;00~14:20/유암폭포(중식)

14;20~15;30/중산리 탐방안내소

 

 

 

개선문위..또 다른 개선문..ㅎ

 

 

 

 

 

 

 

중산리에서 천왕봉 가는 길은 두 가지다.

칼바위코스와 순두류 코스 오늘은 시간도 늦고 무릎 상태가 시원치 않아 상대적으로 길이 순한 순두류 코스를 선택 중산리 탐방안내소 앞에서 9시 30분 셔틀버스를 탄다. 이천 원 보시하고..하늘을 찌르는 낙엽송지대를 7~8분지나 순두류 자연학습장 입구에서 내린다. 산행은 위령비 왼편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른다. 순두류 순례 길에서 천왕봉까지 4,8km 산길로 들어서면 싱그러운 녹음이 우거진 낙엽송들이 반기지만, 특별한 조망이 없기에 계곡을 따라 40분 오르니 로타리 대피소다. 식을 하며 잠깐 쉬어간다.

 

 

 

 

 

포항아지매..ㅎㅎ즐산 하셨는지요?..

 

 

 

 

 

 

대피소 바로 위에 자리한 법계사는..

구례 화엄사처럼 신라 진흥왕 9년(548년)연기조사가 창건 절로 알려져 있지만..아쉽게도 2년 전 강풍으로 일주문이 소실되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여느 사찰과 달리 왠지 발길이 닿지 않는 곳 중에 한곳이다. 신문창대를 지나고부터 거친 숨소리와 함께 땀을 흘리며 묵묵히 오름 길을 재촉한다. 어느 순간 하늘이 열려 바라보니 커다란 입석 바위인 개선문(凱旋門)이 들어온다. 그리고 한 번 더 오름길을 재촉하니 아름다운 철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포항서 오셨다는 어느 산님..이 꽃이 토종철쭉입니다 하였더니..자기는 황매산 산철쭉만 보았지.이 철쭉꽃은 처음이라고 흔적 남기느라 정신이 없다. 천왕샘이 지척에서 목마름을 재촉하지만..철쭉과 잠시 씨름하며 폰에 담다보니 자연스럽게 걸음이 늦춰진다. 전날 비가 내렸는데도 천왕 샘은작은 조롱박에 물을 받고 있으려니 갈증이 나던 목이 먼저 가신다. 

 

 

 

 

 

 

 천왕봉을 오르다 바라본 철쭉과 천왕남릉..

 

 

 

좌측으로 보이는 일출봉..

 

 

 

 

 

 

 

 

 

오르면 오를 수록 빠져드는 천왕의 마법..

 

 

 

 

 

오를 때 마다 후회가 막심한 돌계단이지만 천왕샘 약수의 힘을 얻은 듯 발걸음도 가볍게 단숨에 주파된다.

천왕봉에서 장쾌하게 뻗어 내려간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는 것처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조선시대의 지식인들은 지리산보다 두류산(頭流山)이란 말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두류산은 백두산이 흘러 남쪽에 서려 우뚝 솟았다는 뜻이다. 이 말에는 우리 국토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에 대한 인식이 살아 숨 쉬고 있으며 나아가 지리산이 백두산과 마찬가지로 하늘과 소통하는 신성한 공간이란 자긍심이 담겨 있어서가 아닐까?

 

 

 

 

오늘은 바라만 보는 중봉..

 

 

 

정상석을 위하여 줄을 서 있는 산님들..

 

 

 

통신골 비경..

 

 

 

 

 

 

오늘도 한결같은 지리산 주능..

 

 

 

 

 

 

 

 

 

내려서야할 통신골..


 

 

 

 

 

 

 

 

 

 

 

적당히 그림놀이하고 통천문을 지나 통신골 금줄을 넘는다. 미역줄나무들의 얼키고 설켜 있는 곳을 토끼들이 다녔던 흔적을 조심스럽게 찾아가지만 해빙기에 산사태가 일어났는지 집채보다 큰 바위가 굴러 떨어져있다. 통신골의 특징은.. 처음부터 커다란 너덜지대와 온통 암반으로 이루어져 그 위를 흐르는 계곡물이 소리 없이 흐르고 있어 많이 조심스럽다.

 

 

 

 

 

 

 

 

 

 

한마디로 요란하지 않는 은은함을 자랑하지만 커다란 바위 앞에서 웅장함에 가슴 떨리면서도 그 섬세함에 넋을 놓지 않을 수 없다. 우회로가 전혀 없는 암반구간은 우리가 태어 나면서부터 배운 도적질 네발로 기어 내려오는 구간이 많다. 험한 길이지만..눈길 가는 곳마다 비경에 취하다 시간 반을 신선놀음하고 유암폭포에 도착 늦은 점심을 한다. 그리고 중산리 탐방안내소 1시간 남짓 부지런히 더 걷고 산행을 마무리 한다.

 

 

 

 

가뭄으로 아름다움이 덜하지만..눈을 땔수가 없다.

 

 

 

 

유암폭포..

 

 

오늘은 무거운 카메라를 버리고 스마트폰 겔럭시 S5로 흔적을 남긴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