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智異山)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2015.01,(01~02)

해송 이근철 2015. 1. 7. 18:55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산행일시: 2015년 1월1~2일

산 행 자; 나 홀로

산행코스: 거림-세석대피소(박)-연하봉-장터목대피소-천왕봉-중산리

산행소요거리; 약16km

 

 

 

한결같이 언제나 그 자리에..

 

 

 

신년 초하루 지리산을 찾는다.

설국사이로 일출을 볼 욕심으로, 어디까지나 혼자 생각이지만 일기예보가 예보된 1월2일 지리산 날씨 인터넷상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다. 아무것도 모르고 날뛰던 어린 시절 날 산자락에 빠지게 만든 곳이 어머니 산 지리산 이었기에 지리산자락을 찾을 때면 언제나 작아지는 느낌이다.

 

 

 

 

 

2015년 1월1일 세석대피소에서 바라본 촛대봉..

 

 

 

 

 

 

세석대피소에서 촛대봉아래 구상나무들이 크리스마스추리로 변해 있고 파란 하늘에 달님까지..내일을 기대 하였는데..~^^

 

 

 

새해 첫 날 세석대피소 모습

 

 

 

첫날은 세석대피소까지 6km만 오르면 되니까 바쁠 것도 없지만, 욕심껏 챙겨 맨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하지만 모처럼 하룻저녁 산정에서 자연과 하나 된다는 기분에 발걸음은 가볍다. 거림골 내대천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고 살아있는 생명의 물소리를 벗 삼아 걷다 북해도교를 지나 잠시 한 숨 돌리며 아이젠을 착용한다. 그리고 공원지킴이를 떠나 2시간30분 세석 대피소에 도착한다. 세석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고 촛대봉아래 구상나무들이 크리스마스추리로 변해 산객을 반긴다. 내일 산행을 위해 오후 일정을 최대한 당겨 마무리 하고 일찍 잠자리를 청한다. 새벽 4시40분..천왕봉일출을 보려면 늦어도 5시에는 출발해야하는데 숙소안 사람들은 미동도 않고 깊은 잠자리에 들어있다.

 

 

^^아래 사진은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 입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제석봉 가는길에..

 

 

 

 

 

 

 

 

 

 

 

 

 

 

 

밖을 나가보니 일기예보와 달리 진눈개비가 날린다. 몇 번을 들랑거리다가 그래도 하고 배낭을 챙겨 세석대피소를 나가는데 밤새 눈이 내렸는지 등로를 안내하였던 목책상부만 조금씩 보일뿐 길은 눈으로 뒤덮여 보이질 않는다. 갈까 말까 또 한 번 망설이지만 스틱과 불빛에 의지하고 길을 찾아 세찬 눈보라를 헤치고 촛대봉을 지나 삼신봉을 향하는데 중간 중간 바람을 막아주는 곳은 눈 속에 파묻히고 아예 흔적도 사라진 곳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하지만 어쩌라 시간이 지체되고 손가락이 시리고 추워도..길을 찾아,스틱으로 상태를 확인 또 확인하고 걷지만 여차하면 허벅지까지 빠진다. 그러다가 스틱 1개가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모르지만 힘없이 부러진다. 아름답다는 연하선경 길을 향하는데..차가운 눈보라가 매섭게 얼굴을 때린다.가보지 않았지만 시베리아 벌판을 걷는 기분이다.ㅎ

 

 

 

 

 

 

 

 

제석봉사면....

 

 

 

 

 

 

 

 

 

 

 

 

 

 

 

 

 

 

 

영원한 모델..

 

 

 

그래도 이곳만 지나면 장터목이다 하는 마음에 연하봉을 지나는데 장터목 방향에서 한사람이 역방향으로 지나며 벽소령까지 간다고 한다. 즐산 하셨는지요? 당초 천왕에서 일출을 보겠다는 생각을 접고 장터목 대피소로 들어가니 20여명이 식사준비 로 서성거린다. 나도 그들 무리 속으로 들어가 배낭을 벗고 아침으로 누릉지를 끓여 먹는다. 따뜻한 숭늉 물과 커피 한잔의 여유도 부려본다. 그러고 보니 어제 산행부터 지금까지 혹시나 하고 무겁게 짊어지고 다니던 카메라는 꺼내 보지도 못했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장터목에서 하산하는 모습들이 보이지만, 카메라를 챙기고 신년 첫 산행 천주봉에 문안인사도 할 겸 하고 제석봉을 향한다. 죽어서도 그림이 되어준 구상나무가 오늘따라 너무나 춥게 보인다.

 

 

 

 

천왕봉을 다녀온 산님들..

 

 

 

 

 

 

 

 

 

 

 

 

 

 

 

 

 

 

 

 

 

마음껏 그려본 수묵화..

 

 

 

 

 

 

 

 

 

한줄기 빛이라도 하고 잠시 기다려보지만...기대를 어김없이 저버린다~.^^

 

 

 

 

 

 

 

 

 

통신골 동릉..

 

 

 

한줄기 빛이라도 지나가면 좋으련만..아쉬움을 뒤로하고 눈 폭 사이로 빠져든다.

천왕봉 가다 멈칫거리며 안개 짙은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서성거리기도 해보지만 부질없다. 오늘도 보이지도 않는 건너편 중봉 쪽으로 고개가 돌아가지만..뭐가 보여야 시도를 해볼 텐데 천왕봉을 뒤로하고 계단 길을 내려서지만 가파른 돌계단은 흔적도 없이 눈 속에 파묻히고 난이도 최상급 Echo스키 코스로 변해있어 하나뿐인 스틱과 동아리 줄을 잡고 내려오는데 몇 번을 미끄러진다. 로타리 대피소, 고민 할 것도 없이 카메라 배낭 속에 잠수시키고 칼바위를 거쳐 중산리로 내려서 택시로 거림으로 이동, 아쉽지만 원 없이 보았던 수묵화를 위안으로 삼고 신년 첫 산행을 마무리 한다.

 

 

 

 

 

 

 

 

 

 

천왕봉에서 바라본 동릉..

 

 

 

천왕봉 내림 길..난이도 최상급 Echo스키 코스로 변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