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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문화탐방

지리산 뱀사골..

by 해송 이근철 2014. 11. 4.

지리산 뱀사골..

언   제: 2014년 11월 2일

누구랑; 고교 동문들과 100여명과 함께

 

 

 

 

 

 

 

궂은 날씨로 행사를 앞두고 무척신경이 쓰이지만...

오락가락 빗방울도 아랑곳하질 않고 100여명의 동문들이 약속장소에 한명 두 명 밝은 모습으로 얼굴을 내비치자, 얼었던 마음이 춘삼월 따뜻한 봄볕에 녹아내리는 눈처럼 편안해진다. 오늘 실시하는 추계산행이 동창회장으로서 거의 막바지 행사인데 성황리 참석해준 동문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버스3대에 나눠 타고 뱀사골에 도착하니..내리던 비가 거짓말처럼 멈춘다.ㅎ 비오는 날 안전과 시간상 멀리 할 수 없을 을 동문가족들에게 알린다. 그리고 준족은 제승대까지 왕복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자유로이 산행 할 수 있도록 집결지 도착시간만 전달하고 트래킹을 시작한다. 우리 일행은 뱀사골 계곡에 접어들자마자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면서..날씨 따위는 깡그리 잊어버린다.

 

 

 

 

 

 

 

 

 

 

 

 

 

 

 

 

 

지리산 뱀사골의 웅장한 계곡은 오염의 티가 거의 없음은 물론 설악의 계곡처럼 바라다만 보면서 지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앉아서 쉬어가면서 즐길 수 있는 정다운 계곡이라는 데 새삼 놀란다. 반선~요룡대~와운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는 담과 소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선경이다. 대부분의 동문가족들은 와운마을 천년송으로 향한다. 그렇게 서너 시간 동문들과 마지막 행사를 유종의 미를 거두며 아름다운 트래킹을 마무리한다.

 

 

 

 

 

 

 

 

 

 

 

지리산의 봄 1. 뱀사골에서 쓴 편지

 

남원에서 섬진강 허리를 지나며

갈대밭에 엎드린 남서풍 너머로

번뜩이며 일어서는 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 한 자락이 따라와

나의 갈비뼈 사이에 흐르는

축축한 외로움을 들추고

산 목련 한 송이 터뜨려 놓습니다.

온몸을 싸고도는 이 서늘한 향기,

뱀사골 산정에 푸르게 걸린 뒤

오원의 찬란한 햇빛이

슬픈 깃털을 일으켜 세우며 신록의 사이로 길게 내려와

그대에게 가는 길을 열어줍니다.

아득한 능선에서 계시는 그대여 우르르 우르르

우렛소리로 골짜기를 넘어가는 그대여

앞서가는 그대 따라 협곡을 오르면

삼십년 벗지 못한 끈끈한 어둠이

거대한 여울에 파랗게 씻겨 내리고

육천 매듭 풀려나간 모세혈관에서

철철 샘물이 흐르고

더웁게 달궈진 살과 뼈 사이

확 만개한 오랑캐꽃 웃음소리

아름다운 그대 되어 산을 넘어갑니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승천합니다.

고정희 지음(고정희 시전집 세트 1)“또 하나의 문화, 2011

 

 

 

 

 

 

 

 

 

 

 

 

 

이게 무슨 조화일까?..잘 참아주던 세찬바람과 빗방울이 또 떨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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