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마루금

(미시령~진부령) 설악의 세찬바람..

해송 이근철 2011. 4. 26. 15:10

 

설악의 세찬 바람이 가을을 부른다.(미시령~상봉~진부령)

 

 

산행 일시:2007년 9월 9일

산  행자; 본인과 곁님

산행코스; 미시령-3.45-도전봉-2.85-대간령-3.55-마산봉-4.4-진부령

산행소요거리 14.25km 산행 소요시간:7시간 40분

 

 

 

 

상봉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04:45/미시령

06;00/상봉(1239m)

06:50/화암재

07:07/도전봉(1094m)

08;06/공터(헬기장)

08:33~43/대간령(큰새이령)

09;05/제1암봉(조식)

09:27/제2암봉

11:00/마산봉(1052m)

11:40/알프스스키장

12:25/진부령

 

 

 

미시령~진부령이 구간을 당초 계획은 9월 말쯤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명절인 추석과 설악 단풍철과 겹쳐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면 불편할까 봐 이번 주에 가보기로 한다. 장거리이지만 이번에는 애마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기로 한다. 토요일 광주 종합터미널에서 6시 속초행 버스를 타고 속초 터미널에 도착하니 자정이 지난다. 근처 모텔에서 잠시 눈 붙이고 새벽 4시 기상하여 아침밥 대용할 김밥 몇 줄 사들고 택시로 미시령에 도착하니 4시 40분이다. 미시령에 도착하니 버스 1대가 서 있다.

 

 

 

 

 

 

 

 

황철봉 방향으로 산님들이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산님들도 상봉 방향으로 가야 할 사람들인데 들머리를 잘못 들어 거꾸로 가는 중이다. 가는 길이 잘못되었다고 하니 버스에 남아있던 분이 일행들을 불러 세워서 되돌아오게 한다.ㅎ. 미시령 대간 들머리를 오르는데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나 세차다. 꼭 폭풍이 부는 것 같다. 나도 그렇지만 곁님과 뒤따르던 다른 일행들도 쉽게 진행을 못한다.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스틱을 의지하며 조금 올라서니 걷기가 수월한 평평한 능선길이다. 속초시내의 불빛이 떨리는 듯 반짝거린다. 아름다운 야경을 한 장 담아  보려는데 삼각대도 없고  세찬 바람 때문에 포기한다. 백두대간은 애당초 나의 관 심대상이 아니었지만 어쩌다 발을 디디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구간 길을 위해서 몸부림치는듯하여 입가에 미소를 지어본다. 폭풍우 같은 바람을 피해 최대한 빠르게 오르다 보니 신체리듬이 흐트러졌는지 곁님이 힘들어한다. 숲 속으로 들어서 잠시 쉬며 겉옷을 벗는다. 갑자기 등 도를 따라 물이 흐른다. 숲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비박지인 듯 맑은 물이 파이프를 타고 졸졸 흐르고 있다. 목마른 길손들의 오아시스와 같은 샘터다. 수통에 물을 버리고 설악의 샘물을 가득 채우고 발걸음도 가볍게 상봉으로 향한다. 상봉 가는 길에 조망 처로는 그만인 바위 봉우리를 지난다.

 

 

 

 

상봉에서, 우측 끝이 외설악에 달마봉인 듯..

 

 

 

평평한 산허리를 돌고 너덜바위를 지나 상봉(1239m)을 오르는데 동해의 여명이 밝아온다. 잿빛 구름 사이로 숨바꼭질하듯 일출이 시작된다. 제법 크게 쌓아 올린 상봉 돌탑과 함께 일출을 바라본다. 신선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솟아 있고.. 지난해 대간을 할 수 있게끔 내 마음에 불을 지폈던 향로봉이 머리만 내놓은 채 뭐가 부끄러운 듯 몸 뚱 아린 구름 옷으로 감싸고 있다. 화암재로 내려서는 길은 곳곳에 미끄러운 바윗길이다 밧줄이 있어도 조심스럽다. 전방이 유난히 군사용 참호가 많이 보인다. 화암재를 지나 신선봉을 트래바스 하고 큰새이령으로 향한다.

 

 

 

 

화암재를 가면서 또 한 번 뒤돌아보고..

 

 

 

 

 

큰 바위를 지나 헬기장(지도상 공터)을 지나는데 젊은 친구 한 명이 큰새이령에서 오른다. 미시령까지 길 상태와 시간을 물어오면서 비상식을 달라고 한다. 우리도 아직 아침 전인데 하니까..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곁님은 벌써 저만큼 가고 없다 야생화 몇 장 찍고 큰새이령에서 이 친구와 같이 아침을 하려고 부지런히 내려왔는데도 이 친구는 큰새이령으로 탈출하고 없다. 큰새이령에는 투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이정표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 시골 어르신 한 분이 약초를 채취 가시다 망태기를 내려놓고 잠시 휴식 중이다. 어르신 말씀이 이곳은 원래 서낭당이 있었던 자리이고 옛날 고성군수 가마가 이곳을 지나 강원도 동서를 지나던 자리라고 한다. 암봉에 올라 아침을 하기로 하고 오름길을 재촉하는데 그렇게 힘들지 않다. 첫 번째 암봉에 올라서니 뒤로 암봉이 또 하나 보이고 가야 할 계곡 건너에는 마산봉이 보인다. 암봉에서 아침을 먹는데 산님 한분이 지난다. 단독 종주자 인 듯 인사만 나눈다.

 

 

 

 

 

첫 번째 암봉에서 바라본 두 번째 암봉과 왼쪽에 마산봉..

 

 

두 번째 암봉을 지나면 너덜 길을 잠시 오르고 완만해지던 등로는 급한 내림 길이 시작되는듯하다..

다시 완만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마산봉으로 착각하기 쉬운 봉우리 대간 길에서 살짝 벗어난 조망 처에 이르니 설악권 전체가 조망된다. 마산봉은 지척에 있다 30여 분진 행하면 오늘 산행 길에 처음으로 이정표가 서 있는 마산봉 삼거리다. 마산봉(1051.9m)에 올라선다. 조그마한 바위 곁에 마산봉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다. 걸었던 상봉과 신선봉 그 뒤로 황철봉이 대청봉과 함께 가물거리고 우측으로는 삼각점처럼 우뚝 솟아오른 귀때기청봉 다시는 못 밟아볼지도 모르는 이곳에서 저 멀리 북녘 땅과 설악에 취해 잠시 쉬어간다.

 

진부령을 향하여 급경사 내림 길을 내려가면 갑자기 마루금이 잘려 나가고 등로는 위태롭게 절개 지위 가장자리로 지난다. 알프스리조트 스키장이다. 그물망 한쪽이 찢어져 마치 쥐구멍 같은 곳이 대간 길로 이용되고 있다. 알프스리조트 도착하니 또다시 바람이 불어온다. 사람 흔적도 볼 수 없는 황량한 리조트에는 이제 막 피어오른 억새가 흔들리며 가을을 재촉한다. 홀리 초등학교가 보이고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길을 따라 걷자는 곁님 제안에 도로를 따라 진부령으로.. 걷는데 비닐하우스가 많아 유심히 바라보니 피망을 재배하고 있다. 진부령에서 12시 30분 동서울행 버스에 오른다. 진부령에서 12시 30분 동 서울행 버스에 오르며 대간 길 남진 첫 구간을 역으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