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智異山)

지리산 만복대 겨울 찬가..2012.01.24

해송 이근철 2012. 1. 26. 10:41

 

섣달 그믐날.. 만복대 겨울 찬가..

 

산행일시:2012년 1월 22일

산행자: 나 홀로

산행코스;상위마을-묘봉치-만복대-다름재-상위마을(원점회귀) 산행소요거리;약

 

 

 

 만복대 겨울찬가.. 고리봉, 세걸산,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

 

 

 

 

 흰고 깔을 뒤집어쓴 만복대..

 

 

 

 

 

 

북풍에 습하고 찬바람이 불어와 상고대를 만드려고 애를 써보지만 그냥 보기만 해도 가슴 벅찬 눈꽃송이 섣달 그믐날.. 요즘 따라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만 흘러 가는지.. 원..~~~ 오늘이 지나면 싫어도 한 살 더 보태야 하니ㅎ모처럼 전날 내려온 딸내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딸내미들 친구 해주면 좋으련만 휴일이면 도지는 병을 주체하질 못 하고 혼자 등짐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묘봉치에서 바라본 상위마을..

 

 

 

 

 

 

 

 

전날 오후 촉촉이 내린 겨울비.. 아무리 날씨가 따뜻하다고 하지만.. 지리산 만복대는 혹시 눈꽃으로 변하지 않았을까?..ㅎ. 이런 생각을 하며 만복대로 향한다. 산동으로 들어서며 만복대를 올려 보지만 흐린 날씨 탓에 흰 고깔모자가 보일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운다.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노고단으로 기수를 돌릴까?.. 여기까지 왔는데 속는 셈 치고 한 번 올라봐?.. 상위마을에 도착해 신발끈을 동여매니 9시 30분.. 만복대 오름 길.. 상위마을에서 처음이라 조금 생소 하지만.. 만복대 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한적한 산골 마을 골목길을 따른다. 민가 뒤로 작은 개천을 지나고부터 본격적인 산행 길이 이어진다. 친절하게도 바위에 페인트로 방향표시까지.ㅎ상위마을에서 1.5km 40여분 오르니 안내표지판이 서 있고.. 여기서부터 묘봉치까지 가끔씩 가파른 오름 길과 산죽 길이 이어지고.. 등로에는 이제 뿌려진 듯한  잔설들이 보인다.

 

 

 

 

 

 

 

 

 묘봉치에서 바라본 만복대.. 복 받은 만복대만,, 하얀 고깔모자를 뒤집어쓰고 있다.

 

 

 

상위마을에서 1시간 30분을 소요하고서야 묘봉치에 닿는다. 2km 거리에 있는 만복대는 하얀 고깔을 뒤집어쓰고 있을 뿐이고 묘봉치 주위 나뭇가지는 잔설마저 없고 앙상할 뿐이다. 묘봉치에는 시암재에서부터 시작했다는 산님 세명과  인사를 나누는데.. 아무래도 이 길이 처음인 듯.. 내려서는 길을 묻길래 다름재라고 하니 안내 표지판에는 다름재가 없다고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ㅎ

 

 

 

 

 

 좌 만복대.. 우 반야봉.. 

 

 

 

 

  따뜻한 기온 탓에 빙화로 변하질 못하고 녹아 떨어진다.

 

 

 

 

 

 

 

 

 

 

 

 

 

 

 

 

 그냥 보기만 해도 가슴 벅찬 눈꽃송이.. 

 

 

 

 

 

 

 

 

 

 

 자연은 자연 그대로 멋을 더할 때 그 모습에 반하여 이 추운 겨울에도 자연을 찾고 싶어 진다.ㅎ

지난해 겨울처럼 혹독한 겨울 날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꽃 중에서 으뜸이라는 눈꽃을 찾아 나섰지만.. 찾고자 하는 눈꽃은 피우지를 못하고 다음 눈(雪).. 기다려야겠지만 그만의 인고는 내 작은 마음의 활력소가 된듯하다.

 

 

 

 

 

 자연이 만들어준 선물..

 

 

 

 

 

 

 

 

 

 

 

 

 

 

 

 

묘봉치에서 바라본 하늘은 조금씩 열어준 느낌이라 자연스럽게 만복대로 향하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하지만 고도를 조금씩 높일수록 지리산 날씨가 심술을 부리기 시작한다. 차가운 북풍이 뼛속을 파고 들 정도 매섭게 몰아친다. 바위밑으로 숨어들어 겨울장비를 챙겨 치장을 하니 몰골이 산적으로 변한 것 같다.ㅎ그리고  잠시 뒤 아무도 없는 만복대를 홀로 접수하지만.. 바람 따라 날리는 눈발이 북풍한설이 되어서 카메라 앵글 돌리는 것조차도 훼방을 놓는다. 결국 감각이 무 더진 손가락 때문에 10분을 못 버티고 내려선다.

 

 

 

 

 반야를 중심으로 우측 노고단과 좌측 천왕봉..

 

 

 

 

 

 

 

 

 만복대에서 왔던 길에 뒤돌아본다. 고리봉 종석대,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대간 길..

 

 

 

 

 

 

 

 

 

 

 

 

혼자만의 지리 멋을 다 만끽하지도 못하고..

산꾼의 조금 한 마음을 조용히 달래 가며 고리봉, 세걸산, 바래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에 취해본다. 그리고.. 뭔가 내려놓아 할 마음에 짐을 조용히 산하에 내려놓고 작은 소망 하나를 만복대 돌탑에 올려놓는다. 아무래도 오늘은 일찍 내려서야 할 것 같다. 짧게 하고 오라는 마누라 성화도 있고 해서..ㅋ

 

 

 

 그냥 보기만 해도 가슴 벅찬 하얀 눈꽃 터널 길을 행복한 마음으로 지난다.

 

 

 

 

 

 

 

 

 

 

 

 

 

 

 

 

 

 

 

 

 쪼기가~~~~. 영재봉.. 앞 줄기로 내려서면 산동 산수유마을과 수락폭포로 내려설 수 있다.

 

 

 

 

 

 

 

 

 

 

 

 

 만복대를 내려선 후 눈꽃 터널에 취해 50분을 소비하며 다름재에 도착한다.